“아무래도 학점이 낮은 게 가장 불안하죠. 능력 중심이다 뭐다
해도 객관적으로 드러나는 ‘스펙’을 소홀히 할 수는 없잖아요.”
정규 과정인 4년을 초과해 10학기째 대학 수업을
듣고 있는 김진(25)씨는 이같이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서울
소재 한 4년제 대학 인문계열 학과에 재학중인 김씨의 학점 평점은
3.3점으로, 3.5점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대학 마지막 학기인 4학년 2학기에 재학중인 박보미(23·여)씨는
요즘 학교 수업이 끝나자 마자 종로의 한 토익 학원으로 향한다. 미국 유학까지 다녀온 박씨의 토익 점수는 900점을 넘지만, 950점을 넘겨야 취업에 유리하다는 말을 자주
들었기 때문이다.
여전히 취업준비생들은 학점이나 토익 점수 등 ‘스펙’에 매달리고 있다. 이들에게
정부가 강조하는 ‘능력 중심 사회’, ‘탈 스펙사회’는 여전히 요원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