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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국 PD가 되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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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국 PD가 되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은? (2)

펀미디어     |     2016.10.04     |     2,740 읽음


  현직자 인터뷰 > 미디어  


PD라는 직업에 대해 외부에서 상당히 많은 환상들이 있잖아요.
예를 들면 ‘PD는 연예인이나 높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니까 좋을 것 같다.’나, ‘PD는 자기가 원하는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같은 것 말이죠.
이러한 환상들 중 대표적인 것 하나만 깨주신다면?

흔히 PD를 준비하는 학생들이 PD를 자신만의 콘텐츠를 자유롭게 만드는, 예술가적인 면이 8, 회사원적인 면이 2 정도 되는 직업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더라고요. 실상은 그렇지 않아요.
PD도 방송국의 한 회사원으로서 들어가는 것이에요. 반대로 예술가적인 면이 2라면 회사원적인 면이 8정도 되죠..
그러니까 거장 감독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작품을 예산 범위 내에서 자신이 원하는 배우를 섭외해 만들 수 있지만, 저 같은 경우는 이제 5년차이기 때문에 그럴 수는 없죠.

PD라는 위치는총 책임자이지, 그 프로그램의 통수권자라고 보기는 어려워요. 프로그램을 만들 때 방송국에서 짜준 스텝, 카메라 감독님이나 작가님들과 일하게 되는데, 그분들이 저보다 선배인 경우도 많아요. 그리고 그분들은 한 프로그램의 책임만 맡는 PD와는 달리 여러 프로그램을 하시거든요. PD들이 프로그램을 잘 만들고 싶어 한 말들이 여러 프로그램을 하는 그분들에겐 안 좋게 비쳐질 수도 있죠. 또 그 프로그램이 잘 안됐을 때 상부에게서 책임을 묻게 되는 자리이기도 하죠.

‘그들이 사는 세상’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PD들의 이야기를 잘 보여주는 프로그램이에요. 물론 판타지도 좀 섞여있긴 하지만요.


EBS는 공영 교육방송으로서 타 방송국들과는 그 속성이 많이 다르다고 알고 있습니다. PD로서 EBS라는 방송국에서 근무하는 것이 타 방송국과는 어떻게 다른가요?
지금 제가 생각할 수 있는 한 가지 차이점은 타 방송국보다 콘텐츠 제작에 여러 제약이 있을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 방송사 대신 EBS를 택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EBS나 KBS같은 공영방송의 경우 사기업인 타 방송사들보다는 좀 더 자본의 논리에서 자유롭지만, 공익성을 좀 더 고려해야하는 경우가 많죠.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EBS가 공영방송이기 때문에 콘텐츠 제작에 제약이 더 많다.’라고 할 수는 없어요.

예를 들면 사기업들은 수익성 있는 콘텐츠에 집중하다보니 공익성이 높은 콘텐츠를 제작할 때 더 제약이 많아요. 그런 면에서 EBS는 그런 콘텐츠를 제작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방송국이라고 생각해요.


PD 생활을 하면서, ‘아 내가 다른 직업 말고 PD란 직업을 택하길 잘했구나.’ 라고 생각한 계기가 된 에피소드를 소개해주세요. 아니면, ‘다른 방송국 말고 EBS에서 근무하길 잘했구나.’ 라던가요.

앞서 말씀드린 제가 진행 중인 프로그램 명탐정 피트가 좋은 예가 될 것 같네요. 저는 그 프로그램이 다른 방송사에서 ‘대체할 수 없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해요. 수익성을 좇는 타 방송사에서는 함부로 시도하기 힘든 프로그램이죠.

하지만 어린이 시청자들에게 유익한 내용을 담은, 꼭 필요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합니다.

자본의 논리에서 좀 더 자유롭게 그런 공익성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어서 EBS에서 근무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고생해서 만든 프로그램이 TV에 방영될 때, 그리고 특히 시청자 게시판에‘우리 아이가 이 프로그램을 너무 좋아해요’나, ‘프로그램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와 같은 글들이 올라온 걸 볼 때 PD를 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고, 보람차죠.

제 친구들을 보면 회사원뿐만 아니라 다양한 직업들이 있는데, 자기가 하는 일이 재미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저밖에 없어요. 어려운 일이 많은 직업이지만, 정말 보람차고 재밌는 직업인건 확실해요.


PD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맘속에 담아둔 하고 싶었던 콘텐츠 하나쯤 꺼내주실 수 있을까요?

웹툰 형식을 빌려서 사회 약자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어요.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 하는거죠. 또 그게 공영방송인 EBS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PD나 방송국 쪽 일을 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사실 이쪽 일은 직접 준비해보지 않으면 잘 몰라요. 그렇지만 장밋빛 환상을 갖고 준비하는 것보단 오히려 회사원으로서 지원한다는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진로 하나만 바라본다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닫지 마세요.
저도 아나운서를 준비하다가 PD로 전향을 했고, 대외활동 또한 교환학생, 봉사활동, 재즈 페스티벌 MC 같이 방송국 일과 그다지 관련 없는 것들이었거든요.
우선 PD가 되고 나면 다양한 경험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고, 입사시험에서도 도움이 돼요.

예를 들자면 입사 시험을 볼 때 작문 논술 시험이라는 것을 보는데, 그냥 제시어 하나 던져주고 자유롭게 글을 쓰라고 해요.
근데 그 제시어에 관련된 자신만의 경험이 없으면 그냥 피상적인 글이 될 가능성이 높거든요. 무슨 경험이든 상관없어요. 심지어 저 같은 경우엔 슬램덩크나 베가본드 같은 만화를 읽어본 경험을 활용해 썼는데 합격했어요.

다만, 입사 지원서를 쓸 때 너무 관련 없는 경험을 넣는 것은 피해야겠죠. 일단 많은 경험을 하고, 그 경험들을 방송국이 원하는 인재상에 맞게 자신만의 이야기로 잘 포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PD라는 직업이 마냥 화려하고 좋은 면만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그만큼 보람차고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직업인 것은 확실하고, 적성에 맞는다면 어떤 직업보다도 행복한 직업이 되지 않을까.
PD가 되기 위해선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 경험을 각 방송국마다 다른 특색과 인재상에 맞게 잘 포장하는 것과, 학교 생활에 충실히 하는 것 또한 중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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